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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진단

영상검사(CT·MRI·PET)의 한계 —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안내

· 8 min read
검사·진단

CT, MRI, PET 같은 영상검사를 마쳤습니다. 주위 가족들이 이렇게 물어보실 것입니다.

“이제 MRI 검사를 하였는데, 도대체 진단이 뭐래?”

그런데 의료진은 명확한 진단을 내려주지 않습니다.

“이런 병일 것 같지만, 저런 병일 수도 있고, 그런 병일수도 있고… 여러 가능성이 있으니 조직 검사를 해봐야 알 것도 같고…”

“검사는 했는데, 의료진이 아직 잘 모른다 하네요. 기다려 보래요..”

이렇게 가족들께 말씀 드리면서도 가슴은 너무 답답합니다. 의료진은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영상검사에는 당연한 한계가 있습니다. 이 안내문은 그 부분을 설명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영상검사? 그것도 결국은 사진일 뿐 입니다

CT든 MRI든 PET든, 모두 몸속을 찍은 사진입니다. 아무리 과학적이고 정밀한 것 같아도, 사진은 사진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봅시다.

카카오톡으로 누군가의 사진 한 장을 받았습니다. 그 사람이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사진만 보고 알 수 있을까요? 사진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웃는 사진이어도 나쁜 사람일 수 있고, 험악한 사진이라 해도 만나보면 착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정확히 알려면 직접 만나봐야만 합니다.

카카오 사진 이론

영상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속에 뭔가 보인다고 해도, 그게 실제로 무엇인지는 직접 만나서, 조직검사 하여 확인하기 전까지 100% 알 수 없습니다. 영상에서 나쁜 병처럼 보여도 조직검사를 해보면 정상인 경우가 있고, 별문제 없어 보여도 실제로는 나쁜 병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장비가 나빠서도, 의사 실력이 부족해서도 아닙니다. 사진이라는 도구 자체의 한계입니다.


사진이 부족하면, 더 많이 찍어봅니다

그렇다면 직접 만나기 전에 좀 더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사진 한 장으로 모르겠다면 이렇게 해볼 수 있습니다.

“밥 먹는 사진도 보내봐. 일하는 사진도 보내봐. 친구들이랑 있는 사진도 보내봐.”

사진이 많아질수록, 여러 상황을 볼수록 그 사람을 조금 더 잘 알 수 있게 됩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사진 한 장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CT, MRI, PET을 함께 시행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입니다. 각 검사는 서로 다른 정보를 보여줍니다.

검사주로 보여주는 것비유
CT병변의 형태, 크기, 위치, 뼈, 폐가 더 자세히 잘보임얼굴 사진
MRI말랑한 뇌, 연부조직 사이의 구분이 더 잘됨표정이 담긴 사진
PET포도당의 섭취율,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하는가일하는 모습 사진

이렇게 여러 검사를 함께 하면 훨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사진을 여럿 찍어도, 직접 만나기 전까지는 100%를 알 수 없다는 한계는 여전히 남습니다.


그래도 만날 수 없다면, ‘시간’이라는 정보를 더합니다

조직검사나 수술 자체가 위험하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 병변이 너무 깊은 곳, 중요한 장기 근처에 있거나,
  • 검사 자체가 아이에게 큰 부담이 되는 경우입니다.

또는 치료를 마쳤는데 병변이 남아 있어서, 이것이 살아있는 종양인지 이미 치료된 죽은 조직인지 판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추가할 수 있는 정보가 바로 시간입니다.

쥐 한마리 이론

쥐 한 마리가 있는데,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자는 건지? 죽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직접 만져볼 수 있다면 바로 알겠지만, 지금 바로 만날 수도, 만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달 뒤에 다시 사진을 찍어봅니다. 한 달이 지나도 털끝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면, 자는 것보다는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쥐 한 마리 이론

추적 검사가 필요한 이유

“3개월 후에 다시 찍어보자”는 추적 관찰이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좀 더 확실히 알기 위해 시간에 따른 변화라는 정보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난 후 변화알 수 있는 것
병변이 작아지거나 사라짐치료에 반응을 보이고 있거나 흉터 조직이 흡수되고 있을 가능성
병변이 그대로 유지됨병변이 활동을 잠시 멈춘 동면상태이거나, 치료된 흉터 조직일 가능성
병변이 커지거나 새로 생김종양이 살아서 활동하는 것을 시사

시간 정보의 중요성


진실은 하나입니다 — 우리는 지금 그것에 가까워지는 중입니다

지금 몸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그 답은 이미 하나로 정해져 있을 것입니다. 병변이 무엇인지,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진실은 존재합니다. 다만 우리가 아직 그것을 직접 확인할 수 없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정보를 하나씩 쌓아가는 것입니다.

정보가 쌓일수록 진실에 가까워집니다. 100%를 알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하는 검사 하나하나, 앞으로의 추적 관찰 하나하나가 모두 진실에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과정입니다.

“왜 아직도 모른다고 하나”, “검사를 이렇게 많이 했는데 왜 확답을 못 해주나”

충분히 답답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진은 환자, 보호자와 함께 같은 진실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 이러한 과정들을 아신다면 지금의 과정이 조금은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궁금한 점이나 걱정되는 것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 자료는 연세암병원 소아혈액종양과에서 제공하는 교육 목적의 안내문입니다. 개별 환자의 진단과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십시오.